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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이코노미, 1코너미? (트랜드코리아 2017)




과거 나 혼자는 궁상의 표본과도 같았다. 그런데 이제 나혼자 하는 일들이 이 시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더 이상 타인의 애정과 관심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며 혼자서도 제법 잘 사는 얼로너들.얼로너의 소비 생활에도 단계가 잇다. 혼자 밥먹고 혼자 술마시는 것은 기본이고, 노는 것도 혼자 하겠다는 1인 취미에 빠져 들다가, 종국에은 덕후의 경지에까지 이른다.


얼로너 1단계 혼밥,혼술은 기본

이제 갓 얼로너의 세계에 발을 들인 이들이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하는 것은 혼밥이다. 이 혼밥에도 단계가 있으니 바로 혼밥 레벨이다.


레벨1 편의점에서 라면,도시락 혼자 먹기

레벨2 선불식당,푸드코트에서 혼자 먹기

레벨3 분식집에서 혼자 먹기

레벨4 맥도날,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점에서 혼자 먹기

레벨5 중국집,냉면집,프랜차이즈 식당에서 혼자 먹기

레벨6 일식점, 전문요리집 등에서 혼자 먹기

레벨7 피자 스파게티 전문점,패밀리레스토랑에서 혼자 먹기

레벨8 찜닭,닭갈비,고깃집에서 혼자 먹기

레벨9 술집에서 혼자 마시기



혼밥은 민망하고 창피한 일이 었다. 하지만 요즘은 식당에서의 혼밥이 곧 스웨그인 시대, 다양한 메뉴의 1인 식당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1인용 화로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1인 고깃집이나 1인용 냄비가 제공되는 1인 샤브샤브집은 혼밥을 하기에 적절한 식당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얼로너 2단계 당당한 혼영, 혼놀

얼로너의 본격적인 행보는 이제 취미와 여가 생활을 혼자 즐기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 역시 철저히 1인 중심이다. 집에서는 주로 독서, TV시청, 게임등이 여가 생활의 대상이 된다.  쾌적한 환경에서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정적인 취미생활을 즐기는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은 최근 스테이케이션이라 불리며 호응 받고 있다. 

이들은 시리즈 책을 쌓아 놓고 완독을 하거나 좋아 하는 드라마를 다운받아 전회를 정주행하기도 한다. 각종 게임은 물론 프라모델이나 블록형 완구조립을 즐기고 네일아트나 스킨케어 등 홈 뷰티케어에도 열심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집에서만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혼자 자전거타기, 등산하기, 필라테스,요가등의 운동을 즐기면서 여가에 대한 금적전 투자도 아끼지 않는 다.

특히 혼영 즉 혼자 영화보기는 이제 얼로너들의 보편적인 문화로 정착해 가고 있다. CGV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전체 관람객중 7.2%에 불과 했던 혼영족 비율이 2014년 8.3%,2015년 9.8%로 성장세를 보이더니 2016년 상반기는 1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행 즉 혼자 하는 여행 또한 얼로너들이 애정하는 여가 생활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6년 7월 온라인 종합쇼핑몰 G9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966명중 절반이 넘는 58%가 나홀로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식생활과 여가 생활은 물론 혼자서도 진심으로 흥겹게 놀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이제 어느 정도 프로 얼로너의 반열에 진입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얼로너 3단계 나홀로 덕질

혼자하는 취미 생활은 소위 덕질로 연결 되기 십상이다. 아프리카 TV의 BJ 대도서관의 경우 게임덕력 덕분에 부와 유명세를 얻어 큰 성공을 이룬 경우로 손꼽힌다. 이처럼 자신의 덕질을 업으로 삼는 것을 덕업일치라 하며 사람들은 이들을 성덕 즉 성공한 덕후라 부른다.  도한 유명인들의 덕질,덕력이 대중들에게 노출 되면서 그들이 인플루엔서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가수 이승환은 피규어 덕후, 배우 심형탁은 도라에몽 덕후, 가수 김희철 과 데프콘은 일본 에니메이션 덕후임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더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연예인들의 공개적인 덕질 자랑은 덕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덕질이 하나의 건전한 취미 활동으로 자리 잡는 데 일조 했다.




1코노미 인간 관계

소비생활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자체를 줄여가며 나 홀로의 삶을 영위하겠다는 얼로너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들이 등장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우선,사회적 배경의 영향이 크다. 현대인은 경쟁 없는 환경에서 살아본 경험이 거의 전무 할 정도로 치열하게 살아 간다. 이제는 SNS상에서도 좋아요나 팔로워 수치로 경쟁하기에 이르렀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강박으로 피로감과 우울 함이 점차 고조 되면서 급기야 이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갖게 된 것이다.


관계 맺음에 권태로움을 느끼는 관태기에 빠진 그들

자신의 일상을 발목잡고 있는 스트레스들을 정리하고 싶은 현대인들은 마침내 사람들을 정리 하기 시작 했다. 이른바 관태기라는 새로운 사회적 증상이 심화 된 것이다. 관태기는 말 그대로 타인과 관계 맺음에 권태로움을 느낀다는 의미이다. 이는 집단주의와 인맥중심이 만연했던 우리사회의 반작용이라 볼 수 있다.실제로 인맥이라는 것이 순수한 인간적인 관심을 바탕에 두지 않고 대게 각자 어떠한 이익을 위한 목적지향적 관계 임을 부정 할 수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발달로 오프라인으로 까지 관계 맺음의 영역이 무한 확장됨에 다라 회의감과 염증을 느껴 관태기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얼로너들이 관태기에 빠지는 현상은 그들의 성장 배경에서도 그 원인을 찾아 볼 수 있다. 가정에서 부터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성장한 경험이 없기대문에 사회에서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고 유지 하는 일에 유독 취약하기도 하다. 도한 이들은 현재 자신이 속해 있는 회사나 조직에 별다른 애착도 없다. 자의로든 타의 로든 언젠가 조직을 더나야 한다는 사실을 늘 렴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축소된 가구 형태, 경기 불황, SNS의 확산등 사회 경제적인 흐름이 사람들로 하여금 타인으로부터 벗어나 그저 혼자 이고 싶도록 만든 것이다. 오직 나만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혼자 있는 것이 가장 편하며 무엇이든 혼자하는 것을 선호하도록 말이다.





홀로를 타인과 공유하는 역설

얼로너들은 관태기에 빠지면서도 타인과 교류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혼밥이나 혼술을 하는 얼로너들이 음식과 술을 앞에 두고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사진을 찍는 것이다. 혼영을 가서도 영화티켓의 사진을 찍는다.혼행을 떠나서는 홀로 잠자리에 든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SNS에 올린다. 물론 혼, 나홀로 라는 해시태그를 빼먹을리 없다. 혼자이기를 원했지만 함게 공유하기를 원하는 심리, 이는 자발적인 고립을 선택하긴 했지만 뒤따르는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이들의 전략은 따로 또 같이다. 한손에 젓가락을 들고 혼자 밥을 먹고 잇지만 다른 한 손으로는 쉴 새없이 스마트폰을 터치하며 SNS를 통해 소통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 1코노미 가 주목하는 이시대의 얼로너들의 패러독스이다. 




저성장 시대의 아이러니,캥거루족의 얼로너 라이프스타일

2016년 5월 서울연구원에서 발표한 한눈에 보는 서울에 다르면 서울의 청장년층57.8%가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3인 이상의 가구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거주하는 미혼 성인 10명중 6명이 여전히 부모로부터 거주 및 경제적인 독립을 하지 못한 캥거루족인 것이다. 

이들은 취업준비 기간은 물론 취업한 이후에도 부모의 집에 얹혀 살며 경제적인 지원을 받는다. 주거비와 집안일드으로 부터 해방된 삶을 도저히 포기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얻은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주로 자기 개발이나 개인 취미생할에 투자한다. 비록 몸은 다인 가구 가정에 살고 있지만 라이프스타일은 얼로너로 사는 이중성을 보인다.

  




1코노미에 대한 산업적 대응

거실의 죽음은 사회적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산업에서는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다. 여럿이 모여서도 자기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느라 바쁜 요즘 사람들을 위해 모바일 컨텐츠는 더욱 다양하게 세분화 되며 유통 구조 또한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있다. 2016년 추석 명절 벌어진 모바일 컨텐츠 시장의 경쟁을 보자.  KT는 자사의 올레 TV모바일 을 통해 VOD할인 이벤트를 실시 했고 SK브로드밴드의 모바일 동영상플랫폼 옥수수에서는 추석특집 무료영화 서비스와 가족영화 30% 할인행사를, CJ헬로비젼의 모바일앱 헬로TV앱에서는 한가위  특집관을 마련 했다. 1인가구 못지 않게 나홀로 시청자들이 늘고 있어서 모바일 중심으로 한 채널 유통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 전망이다.

혼행을 겨냥한 여행상품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스마트폰 앱이 혼행족의 든든한 여행길잡이가 되어 주고 있다. 최근 리뉴얼한 대표적인 여행앱 스카이스캐너는 항공권,호텔,렌터카 가격을 한번에 비교해주는 서비스와 더불어 고객 취향과 특성에 맞는 여행 코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현지에 교통패스,공연티켓,입장권 구입을 도와주는 앱 마이리얼트립 역시 혼행하는 얼로너들의 필수앱이다. 

금융시장 역시 1코너미의 동향을 주목하고 재테크나 금융시자에 무심한 보통 얼로너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식 예금,적금,상품들과 보험 상품들이 출시 된다면 얼로너 등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보험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에 주목해서 가족중심이 아닌 개인을 중심으로 설계 된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트렌드 코리아 2017 중에서